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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기사/북한IT

(2012-10-15) 오라스콤 CEO 방북 결과 침묵하는 북한

(2012-10-15) 오라스콤 CEO 방북 결과 침묵하는 북한

 

 

지난 10월 4일 방북한 것으로 알려진 이집트 오라스콤텔레콤 나기브 사위리스 회장의 방북 결과에 대해 북한이 침묵하고 있어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정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지난 4일 저녁 조성중앙TV와 북한 매체들은 4일 나기브 사위리스 회장 등 오라스콤 관계자들이 평양에 도착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사진1> 4일 평양을 방문한 나기브 사위리스 회장(가운데)과 일행들 모습

 

 

이어서 5일 로동신문은 나기브 사위리스 회장 일행이 4일 만수대창작사에 성, 일 동지 동상을 찾았다고 보도했다고 합니다.

 

6일 로동신문은 나기브 사위리스 회장 일행이 평양어린이식료품공장과 릉라곱등어(돌고래)관 등을 참관했다고 연이어 보도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7일 로동신문은 나기브 사위리스 회장이 김정은 1비서에게 선물을 전달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하지만 이후 10월 14일까지 나기브 사위리스 회장의 일정에 대한 보도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나기브 사위리스 회장이 김정은이나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장 등과 면담을 했는지 보도하지 않고 있으며 방문 결과에 대한 업급도 없습니다. 귀국을 했다는 소식조차 나오고 있지 않습니다.

 

지난 2월 나기브 사위리스 회장 방북 당시 북한 언론은 도착과 방문 내용, 귀국 등을 보도한 바 있습니다.

 

북한 언론들은 나기브 사위리스 회장이 2월 1일 평양에 도착했다는 소식을 전했습니다. 그리고 이어서 2월 2일 만수대의사당에서 나기브 사위리스 회장이이 김영남을 만나 면담했다고 보도하고 3일에는 귀국했다는 보도를 했습니다.

 

지난 2011년 1월 나기브 사위리스 회장이 방북했을 때에도 북한 언론은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면담 내용을 소개했습니다.

 

           <사진2> 지난 2011년 1월 북한을 방문한 나기브 사위리스 회장(가운데)이 김정일(오른쪽), 장성택(왼쪽)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오라스콤은 지난 2008년 북한의 이동통신사업권을 획득하고 북한 체신성과 합작회사인 고려링크(오라스콤 지분 75%, 북한 체신청 25%)를 설립해 북한 내 이동통신사업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고려링크 서비스 가입자는 이미 10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오라스콤은 또 북한 류경호텔 건설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북한은 지난 1987년 프랑스와 합작으로 평양에 105층(지하 4층 지상 101층) 높이의 류경호텔을 건설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경제난으로 인한 자금 부족 등으로 공사가 지연돼 1992년 60%를 완공한 상태에서 공사가 전면 중단됐었습니다. 북한은 오라스콤 등의 투자를 받아서 최근 수년간 공사를 다시하고 있습니다.

 

나기브 사위리스 회장은 이번 방북에서 북한 내 이동통신 서비스와 류경호텔 투자에 대해서 논의할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북한 내 새로운 이동통신 서비스를 개통하거나 재계약 등의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는 분석이 있었습니다. 또 류경호텔 투자를 지속할지 여부도 논의할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특히 이번 방북에서 오라스콤 회장이 김정은 1비서를 만날 수 있을지도 관심이 집중됐습니다. 나기브 사위리스 회장은 지난 2011년 1월 방북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2012년 2월 방북시 김영남 상임위원장을 면담하는 등 최고위층과 면담해 왔습니다.

 

그런데 이번 방북에 대해서는 초반에 자세히 일정을 보도하다가 갑자기 침묵하고 있는 것입니다. 북한이 보도를 안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회담 결과가 안좋거나 또는 보안을 유지하기 위한 것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북한은 오라스콤이 더 많은 투자를 하고 자신들의 요구사항을 받아줄 것으로 기대해 보도를 했는데 자신들과 생각과 달라서 침묵하는 것일 수 있습니다. 실제로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동통신 서비스 개방 수준을 놓고 오라스콤과 북한 정부는 입장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류경호텔의 경우 북한은 투자를 더 받아서 빨리 완공하고 싶어하지만 돈먹는 하마가 돼 버린 류경호텔에 대해 외국 기업들은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와 함께 보안 유지를 위해 함구하고 있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오라스콤 회장 일행이 김정은에게 선물을 전달한 것을 볼 때 이미 회담이 이뤄졌을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회담 직전이나 회담 후 선물을 건내줬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이미 회담이 진행됐지만 이동통신 서비스가 개방과 관련돼 있어서 군부를 자극하지 않고 주민들의 개방에 대한 기대를 제어하기 위해 내용을 공개하지 않는 것일수 있다는 것입니다. 또 한국이나 미국 등에서 내용을 아는 것을 경계해서 공개안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제기되는 것이 오라스콤 회장 일행이 아직 북한에 체류하고 있을 가능성입니다. 하지만 방문이 10일이나 지났기 때문에 이런 가능성은 낮아 보입니다.

 

 

디지털타임스 강진규 kjk@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