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2-18) 북한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주요 인사 교체
북한이 지난해 IT, 핵개발, 장거리 로켓 개발 등을 주도하는 국가과학기술위원회의 주요 인사들을 세대 교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은 위원장, 부위원장은 물론 국장급 인사들도 교체했다고 합니다.
18일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현재 북한 국가과학기술위원회는 최상건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위원장을 필두로 김정수, 장룡혁 부위원장 등이 주도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국가과학기술위원회를 1998년 내각과학원(현 국가과학원)으로 통폐합했다가 지난 2009년 독립 조직으로 신설했습니다.
지난 2월 6일 북한은 2.16 과학기술상 수여식에서 내각부총리에 이어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위원장을 호명했고 뒤이어 교육위원회 위원장, 국가과학원 원장 등이 호명됐다고 합니다. 이는 국가과학기술위원회가 국가과학원 보다 더 상위 조직이라는 점을 나타냅니다.
지난해 초반까지 리자방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위원장이 북한 과학기술 정책을 주도했습니다. 리자방은 1990년대에 이미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한 바 있는 북한 과학기술 원로입니다.
그런데 리자방은 2012년 5월 9일 전국기계설계부문과학기술전시회 개막식 이후 언론에서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국가과학기술위원회 부위원장이었던 최상건이 지난해 8월 17일 전국청년과학기술성과 전시회 개막식에 위원장으로 등장했습니다. 정부 당국은 7월경 리자방이 해임된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보다 일찍 리자방이 숙청됐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습니다. 북한은 2012년 4월 13일 야심차게 준비한 광명성3호 1호기를 발사했지만 2분 15초만에 추락했습니다. 이에 따라 리자방이 숙청됐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최상건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위원장은 1953년 함남 출생으로 2008년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국가과학기술위원회 부위원장을 역임한 바 있습니다.
<사진1> 지난해 10월 18일 23차 전국프로그람경연 및 전시회에서 개막사를 하고 있는 인물로 최상건으로 추정
북한 국가과학기술위원회 부위원장에도 변동이 있었습니다.
올해 2월 국가과학기술위원회 부위원장 김정수는 지하핵실험의 정당성을 설명하는 선전물에 등장했다고 합니다. 또 국가과학기술위원회 부위원장 장룡혁도 핵개발과 로켓 발사 등과 관련해 국력을 강화하는데 노력하겠다는 다짐문을 발표했다고 합니다.
김정수는 이미 1년 이상 부위원장으로 근무를 하고 있는 인물입니다.
<사진2> 김정수 부위원장 모습
반면 장룡혁은 국장에서 최근 부위원장으로 발탁된 것으로 보입니다. 장룡혁은 국가과학기술위원회 국장으로 지난 2011년 5월에 최상건이 부위원장 시설 함께 로동신문 인터뷰를 한 적이 있으며 지난해 2월에도 언론에 국장으로 소개됐다고 합니다. 즉 이후 부위원장으로 승진된 것입니다.
<사진3> 장룡혁 부위원장 사진
한편 북한 소프트웨어(SW) 분야의 대부인 전경 부위원장의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그는 북한 SW 분야의 대표 인물로 노력영웅 칭호까지 받았습니다. 그러나 11월 프로그램 전시대회 이후 언론에 나타나지 않고 있습니다.
국가과학기술위원회 국장급 인선에도 변화가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2011년 5월 최상건과 국가과학기술위원회 국장 5명이 로동신문 공동 인터뷰를 한 적이 있다고 합니다. 당시 국장은 리정철, 홍성춘, 장위성, 장룡혁, 조영일 등이었습니다.
2012년 1월에도 김정수 부위원장이 홍성춘, 오정남, 리정철 국장 등과 로동신문 인터뷰를 했었다고 합니다. 이후 2012년 2월 장룡혁, 리종민 국장이 3월에는 리정철 국장이 개별적으로 언론에 등장했다고 합니다.
지난해 11월에는 국가과학기술위원회 하정복, 김현민 국장이 등장했는데 이들은 SW 개발 담당 국장들인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리고 다시 12월 농업 부문을 담당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국가과학기술위원회 국장 박광철이 등장합니다.
지난 1월 5일에는 김정수 부위원장이 홍성춘, 리종민, 김명철 국장과 신년을 맞아 로동신문 인터뷰를 했다고 합니다. 홍성춘 국장은 전력 부문을 담당하는 것으로 보이며 리종민 국장은 화학 공업, 농업 등을 담당하고 북한에서 과학기술 혁신상을 수상한 인물이라고 합니다. 김명철 국장은 현재 CNC 등을 담당하는데 국가과학원에서 필기체문자인식 프로그램을 개발한 인물과 동일한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를 분석해 보면 국장들 중 장룡혁은 앞서 말한 바와 같이 부위원장으로 승진했습니다. 또 홍성철과 리종민은 국장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새로운 인물로 하정복, 김현민, 박광철, 김명철 국장이 등장했습니다. 반면 리정철, 장위성, 조영일, 오정남 국장은 오랫동안 안보이는 것으로 봐서 해임됐거나 다른 곳으로 자리를 옮긴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리정철 국장은 지난해 4월 실패한 광명성3호 관련 인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숙청됐을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최근에 국가과학기술위원회에 새로운 인물이 나타났습니다.
지난 2월 16일 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는 북한의 3차 핵실험과 관련해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인사의 인터뷰 기사를 게재했다고 합니다. 그는 45살의 백효일 국가과학기술위원회 국장이라고 합니다.
<사진4> 조선신보가 보도한 백효일 국장 사진
그는 인터뷰에서 "지상과는 달리 지하핵시험이 핵연료생산기술, 핵기폭기술을 비롯한 여러 고도관련 기술들이 포함되며 더우기 높은 폭발력을 가진 원자탄의 소형화문제는 보다 난도높은 최첨단 고도과학기술을 요구한다"며 "최첨단수준의 난문제들을 자체의 힘과 지혜, 기술로 해결해 원자탄의 소형화, 경량화시험에서 성공한 것은 국력의 높이, 최첨단고도과학기술의 높이를 시위한 것으로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백효일 국장이 조선신보와 인터뷰를 한 것으로 볼 때 그가 북한 핵실험 관련 인물이거나 국가과학기술위원회를 대변하는 인물로 추정됩니다. 그는 이전에 등장한 적이 없는 새로운 인물입니다.
북한이 국가과학기술위원회의 세대교체를 단행한 것은 2가지 포석으로 보입니다. 우선은 김정은이 과학기술 분야 장악력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보입니다. 북한은 과학기술을 단순히 연구개발이 아니라 경제 회생과 정치적인 카드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김정은의 장악력이 중요한 상황입니다.
이와 함께 지난 4월 광명성 3호 로켓 발사 실패에 대한 책임을 물어 기강을 잡기 위한 조치로도 보입니다.
강진규 기자 wingofwolf@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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