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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기사/IT 일반

(2011-05-09) IT노조 "농협사건은 IT버전 삼풍백화점 붕괴 참사"


(2011-05-09) IT노조 "농협사건은 IT버전 삼풍백화점 붕괴 참사"


한국정보통신(IT)산업노동조합이 지난달 발생한 농협 전산망 마비 사건에 대한 입장을 최근 발표했습니다.

IT노조는 이번 농협 사건이 원인 측면에서 삼풍백화점 붕괴 참사와 비견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IT노조는  안전보다는 속도를, 지속성보다는 비용절감을, 사람보다는 도구를 중시하는 무리한 프로젝트는 언제든 대형참사로 이어질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이번 사건의 본질적인 문제는 민감한 정보가 허술한 시스템에서 관리되고 있었고 재난 상황에 대해 신속한 대처를 할 수 없었다는 사실이라고 밝혔습니다.
 
IT노조는 농협 전산 시스템이 이미 IT개발자들 사이에서 '3대 악성 프로젝트'로 꼽힐 만큼 각종 프로젝트를 촉박한 기간 내에 무리한 수준의 요구사항을 만족시키며 완료할 것을 요구하는 것으로 유명하며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IT 개발자들은 1~2년간 주말이나 휴일 없이 매일 야근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지난해 고된 프로젝트와 근로조건, 스트레스로 병이 들어 폐를 절제할 수밖에 없었던 개발자의 절규가 큰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IT노조는 2년간의 잦은 야근으로 몸이 약해져 결국 폐를 절제하는 수술을 받은 개발자가 농협 전산 자회사 직원이었다고 밝혔습니다.

IT노조는 IT 개발 환경과 한국IT업계의 다단계 하도급 구조, 무리한 일정의 프로젝트가 추진되는 것 등이 이번 사건의 근본 원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즉 삼풍백화점이 무리한 건축과 안전 불감증, 형식적인 안전점검 관행 등 사회, 산업 구조적인 문제로 인한 것처럼 농협 사건도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는 주장인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IT노조는 이번 사태를 교훈 삼아 산업의 근간을 이루는 IT노동자들의 처우를 개선하고, 뒤틀린 산업 구조를 개선하는 것이 가장 훌륭한 사회적 보안 대책이며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을 직시하고 즉각 행동에 옮길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습니다. 

최근 농협 사건과 관련해 우리 사회가 눈 앞의 원인과 현상에 너무 몰두하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IT노조의 주장처럼 근원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쁜 관행을 뿌리뽑고 구조적인 문제를 바로잡으며 개발자들이 더 안전하고 좋은 시스템을 개발하고 구축할 수 있도록 장기적 대책이 필요할 것입니다.


디지털타임스 강진규 기자 kjk@dt.co.kr